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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어린날의 학교
이름: 시내


등록일: 2007-05-31 11:55
조회수: 4629 / 추천수: 937


얼마전 시장에서 과일가게 앞을 지나가다 주황색으로  
잘 익은 살구를 발견하고는 살구가 익어가던 내어린날의 학교가 떠올랐다.

학교 뒷뜰에 여러그루의 살구나무가 있던 우리학교
이맘때 였을까? 살구 익는 계절이..

파랗던 살구가 노랗게,누렇게,주황색으로 익어가면
6학년 오빠들과 선생님들은 살구를 따서는 몇학년몇반 이라
적힌 붉은 바케스에 담아 각 교실마다 골고루 나누어 주셨다.
내기억엔 살구가 많이 열린 해에는 두바케스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교실로 온 살구를 받기까지,내 차례가 올때까지 기다리고 있노라면
살구를 먹을수 있다는 기쁨에 한편으론 산골학교 뒷곁에서 딴 살구를
전교생이 함께 나누어 먹는 흐뭇함, 또 그런 학교에 다니는 뿌듯함,
어쩌면 그것은 어린마음에도 감동이었던 것 같다.

4학년 즈음의 일이다.어느날 점심시간을 한시간 정도 앞두고
교문쪽에서 고무줄 놀이를 하며 놀고 있는데 어떤아가씨가 나를 불렀다.
"얘..너 누구 선생님 좀 불러줄래?"
손에는 도시락인 듯 보이는 보자기를 들고서는

나는 속으로 곧 결혼 하신다는 우리학교 선생님의 약혼녀 인가 보다
생각하며 곧장 교무실로 가서 선생님께 그 말씀을 전했다.
그때 싱글벙글 웃으시며 교문으로 급히 가시던 선생님 표정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그분도 수줍은듯 무척이나 행복한 표정이었는데..

어린 마음에도  선생님이랑 그 여자분은 어떻게 만났을까 궁금 했는데
나중에  다 커서 들은 얘기는 다름아닌 우리학교 살구나무 때문이란다.

어느날, 이웃마을 처녀들과 총각들이 달밤에 학교에 살구서리를 갔다가
그날 숙직을 서고 계시는 총각선생님께 들키고 말았단다.
처녀 총각들은 놀라서 모두들 도망을 갔고, 그중 가장 늦게 달린
처녀한명이 선생님께 붙잡히게 되었는데 그분이 바로
그 선생님의 약혼녀가 되셨다고 하니, 이런이런!!

그 일로 불행하게도 총각 선생님은 오랜동안 교재해온 이웃학교의
약혼녀인 여선생님과 헤어져야만 되셨단다.왜냐면 책임져야 할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 어쩌나!! 그러나  산골학교에 그리고 달밤에나 있을법한 얘기다.

여러그루의 살구나무가 있었다면 뒷화단엔 앵두나무도 한그루 있었다.
2학년땐 교감선생님이 담임이셨는데 선생님은 혼자 앵두를 드시기엔 아이들이
맘에 걸리셨는지 반아이들 모두에게 앵두 몇 알씩을 나누어 주셨다.

앞에 앉은 아이에게 시켜서 똑같이 갯수까지 헤아려셔 나누어 주셨다.
나는 그 앵두를 먹지않고 집에 있는 막내를 준다고 필통에 넣어갔다.
마치 찔레를 꺽어 책보자기에 넣어갔던  소년처럼

집에와서 필통을 여는 순간! 연필 먹에 온통 새까맣게 절인 앵두..
"아이고!니라도 먹지" 우리 엄마의 말씀,먹을것 귀하던 시절 이야기다.

그뒤 살구나무는 일찍 베어 졌지만 운동장 한쪽에 당당히 서 있던
플라타너스 나무는 폐교가 되고 나서도 한참이나 있었는데
친구랑 오랜만에 고향 찾은 우리는 학교에 들려
어린시절을 생각하며 그네도 타고, 나무도 바라 보며 즐거운한때를 보내었다.

그러나 이젠 플라타너스나무 마져 사라지고, 몇해 전엔 함께 그네를 타던
그 친구도 멀리 미국까지 가버려서는 언제쯤 만날수 있을려는지?
폐교가 된 우리학교가 다시 문을 여는 그날처럼 멀리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2003년 어느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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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화
시내님 정말 행복하시겠습니다
다시 되돌아갈수도 없고 또한 돈으로 살수 없는 그때 그시절의 아름다움을 품고 있어서 말입니다
작은 수필집이라도 하나되었으면 합니다 소박하고 아름다운 삽화를 함께 담아서 말입니다
개인사정으로 오래동안 홈피관리를 하지못해서 답글이 늦어 죄송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2007-06-08
15:52:07
시내
네, 죽화님! 고맙습니다.
어디 멀리 여행이라도 떠나신 줄 알았어요. 평안 하시지요?
죽화님 말씀 처럼 언젠가는 이런 글들을 모아 수필집을 내 보는게 저의 바램 입니다.
그져 소박하게, 평소 제가 아끼는 사람들에게 선물 할 수 있는 정도..
그렇게 되면 죽화님께도 드리고 싶습니다. 건강 하세요 죽화님..
2007-06-10
21:34:00

[삭제]
김삿갓
산골학교 이젠 폐교되었지만 님의 가슴엔 영원한데... 대구수목원에서 보니 살구 정말 많이 달리더군요. 노랗 알맹이 먹어보니 별로 달지도 않고 덥드럼하지만 그 예전엔 무척 맛있었겠죠. 아득한 초등학교 시절 그 때의 추억이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살아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요. 그때의 친구들 하나둘 기약없이 흩어지고 교정에 있던 나무들도 하나둘 사라져 가니 정말 슬프시죠.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하다는데... 시내님 산골학교 추억 정말 부럽고 즐감하고 갑니다. 님의 추억 제 초막( http://cafe.daum.net/sorozon )에도 모셔 놓고 님을 기역해도 용납해 주시겠죠. 함 들러 주세요. 시내님
2009-03-03
15: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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