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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물없이 취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랴
이름: 김삿갓 * http://cafe.daum.net/sorozon


등록일: 2013-02-03 13:51
조회수: 4336 / 추천수: 915


지나온 삶을 회고해 보면 오늘의 풍요로움을 누리기까지는 많은 제물이 받쳐졌음을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하루 3끼 해결이 어려운 시절엔 이밥을 배불리 먹어보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소원이었다.
가을철 수확기 부자집은 몇일동안 탈곡기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했으니 힘차게 밟으라고 윤기 흐르는 햅쌀밥을 고봉으로...
우리들도 아빠따라 그날만큼은 배불리 한끼를 해결할 수 있었다.

밥상에 둘러앉은 5~6명의 자식들 밥그릇 어떻게 체워야 할지가 우리들 어머님의 큰 숙제였으리라.
한번 탈곡하고 나면 1년을 기다려야 하니 날마다 내려가는 쌀독의 잔량을 살피며 아끼고 또 아꼈으리라.

힘든 일이 없는 평상시는 고구마, 감자, 밀가루 등으로 한끼를 때웠고 이것도 아껴야 했으니 쑥, 무채, 배추뿌리, 우거지 등을 함께 넣어 자식들의 밥그릇을 체워 주려는 연구개발 노력은 1년내내 지속되었으리라.

아침 저녁으로 아궁이에 불 지펴 밥 짓고, 국도 끓이고, 볏집 썰어 소죽 쑤다 보면 냉냉한 구들장이 따뜻해지고 밤9시가 지나면 냉기가 도니 솜이블 속에서 우리들은 깊은 겨울잠에 빠졌다.

그 당시엔 오로지 땔감은 볏집, 왕겨와 산에서 채취한 나무였다.
이른 새벽부터 먼산까지 가서 소나무, 밤나무, 싸리나무, 썩어가는 등컬까지도 파내서 한짐 지고 내려오면 힘든 것도 잊혀질 정도로 행복했으리라.

매서운 겨울바람을 창호지 한장으로 막고 있는 방문은 문풍지 떠는 소리도 요란했다.
방문과 문짝 사이 틈새를 걸래로 틀어 막고 무거운 솜이블 속에서 기나긴 겨울밤을 ....

한밤중에 소변 보는 일은 드물었지만 밖에 나가는 것이 무척 망서려졌으니 꾹 참아 넘겼다.
이같은 불편을 해소할 요량으로 자기 전엔 반드시 오강을 비워 놓는데 금새 가득해질 수 있으니 신경써야 했고
방안 물걸래도 뻣뻣할 정도였으니 밖으로 나갈 일이 생기면 참으로 고역이었으리라.

아무리 추워도 이른 새벽부터 볏집 썰고 소죽 쑤는 일로 온동네에 연기가 자욱해 지면서 생기가 돈다.
따끈한 구들장이 좋지만 솟뚜껑 여는 소리에 용기를 내어 솜바지 주어 입고 가마니 나플데는 곳에서 큰일 본후 세수하고 방문 열다보면 문고리가 자석처럼 찰싹 달라 붙는다.

아침 먹고 나면 오늘은 어디서 썰매를 탈까 하는 생각으로 기회만을....
아이들이 모이다보면 긁어 모은 것으로 논두렁에 불이 지펴지고
시린 발 녹이다 보면 양말에 구멍도 생기고 솜바지도 쉽게 더렵혀 지고 ....

우리들이 곤히 잠든사이 바쁜 하루 일과를 끝낸 우리들의 어머님은 피곤함도 잊은채 등잔불 밝혀 손가락에 골무 씌워 손바늘로 구멍난 양말과 옷가지를 직접 수선해 주셨다.

겨울철엔 다라에 빨래감 이고 얼지 않는 샘터까지 찾아가서 맨손으로 비벼 빨고 방망이질도 힘차게...
빨래줄에 내다 널고 거두어 들이기를 몇일동안 반복해야만 했으니 우리들의 어머님은 쉴날이 없었으리라.

이런 모습으로 살았던 시절이 불과 40~50년 전이었는데 ....
오늘날엔 모두가 고급 호텔같은 삶이라 할 것이다.

하루 3끼를 배불리 먹고 호텔처럼 지낼 수 있게 된 것이 시대를 잘 만나 공짜로 되었을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렇게 되기까지는 우리들 부모님이 모두 제물로 받쳐졌고
국내외 건설현장, 산업체 역군들이 열약한 작업환경에서 희생양으로 제물이 되었으니...
우리 대한민국의 자주국방 자립경제의 초석을 마련하는 일에 온 국민은 물론 통치자까지 제물로 받쳐진 것이 분명하다 할 것이다.

온 백성이 지도자와 함께 하루 3끼 먹고 우리도 잘 살아보세를 외치며 제물이 되겠다고 즐겨 나섰으니 신도 감명했는지 후손들에게 그들이 바라는 바데로 풍족함을 안겨 주신 것 같다.

지난 시절 아무것도 없었던 우리들에게 오늘날같은 번영을 누리게 함은 제물도 중요했지만 받쳐진 때도 궁합이 잘 맞았던 것 같다.

2차대전을 치루는 중에 발전된 산업기술과 시설재를 전수받는데 좋았고
남북 긴장관계로 인해 자주국방력을 키우기 위한 기간산업체를 육성시켜야 했고, 잘 나가는 일본이 가까이 있어 서러움도 많았지만 냉험한 국제사회진출 전략도 배웠으리라.

풍족한 가운데 올바른 제물이 받쳐질리 있겠는가?
이 세상에서 제물 없이 얻어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이랴

풍족함도 감사함으로 잘 관리하지 아니하면 거지로 돌변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냉험한 현실을 극복해 가려면 좋은 제물이 지속적으로 받쳐져야 할 것 같은데....

어찌된 일인지 풍족한 가운데 있어도 실망감만 커지면서 제물이 되겠다는 생각은 커녕 전세계 여행만을 꿈꾼다.
부모님 세대는 자식들의 보호아래 살다 임종할 수 있었는데 오늘날엔 어림없는 생각으로 바뀌었으니...

우리들에게 중요시 되었던 삶의 가치관이 무너지고 자기중심적으로 바뀌면서 자기만 잘 살다가면 그만이지로 바뀌어 가는 것 같다.

서산에 지는 해를 바라보며 부자가 3대를 넘길 수 없다는데 또다시 빙하기를 거치는 것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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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화
김삿갓님 오랜만입니다
생각하게 하는 좋은 글과 함께 찾아주셔셔 감사합니다
늘 즐산하하시며 좋은 소식을 남겨주시기를 바랍니다
2013-02-03
20: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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