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우리 갔던 곳은 작은 섬마을인데 가는 뱃길도,
섬 주변도 그림처럼 예쁜데가 많은 곳이랐지만
내 마음에 남는 풍경은 마을 언덕배기 비탈진 곳에 있는
작으마한 텃밭이었다.
밭엔 머쟎아 김장감으로 쓰여질 듯한 배추,무우가
심어져 있었는데 군데군데 벌레가 먹어
구멍이 숭숭 나 있었지만 그래서 더 정겨운풍경!
예전에 어느 유명 여자텔런트가 자기보다 나이 어린
스님을 흠모 했는데..무우꽃 같고 배추꽃 같은 스님 모습에
반해 좋아하게 되었다던 그런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나이들수록 그런것들이 좋아진다.
주인 허락을 받고 그 중 달큰해 보이는 무우를 하나
뽑아와 깍아먹어 보았는데 아직은 메웠다.
예전에 소설가 박완서씨가 몹씨 슬픈일을 겪었을때,
남보기 민망해 밖으로 못나오고 있을때 그때
박경리씨가 불러내어 점심밥을 지어 주었는데,
그때 끓여주었던 국이 배추 속대국이었다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먹었다던 그 국이야기도 생각났다.
밭을 지날 무렵엔 근처서 쌉사름한 향내가 났는데 더덕향이라 했다.
밤엔 바람소리가 얼마나 크던지 휘잉~ 얼마나 무섭게 들리던지
동화작가 정채봉씨 어머니가 스무살에 세상을 떠났는데
세살, 한살 되는 어린남매를 두고 떠난지라
밤이 되면 근처서 여자울음 소리가 나 한 삼일간을
무덤 주변사람들이 칙간을 못 갔다던 그 야기가 생각나기도..
그 동네도 바닷가 마을이다보니ㅎㅎ
아무리 예쁘더라도 거기서 살으라면 못 살것 같다고
해놓고도 아주 가끔은 그리워질 것 같은 그 곳..
마침 우리 갔을때 노래자랑이 열려
'섬마을 선생님'이 울려퍼지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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